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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초장

코로나 가을

Author
westside
Date
2020-09-26 21:30
Views
68
코로나 가을

세월의 빠름을 느낍니다. 쏜살같이 날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광음여류(光陰如流)입니다. 세월의 흐름이 물과 같이 빨리 지나갑니다. 붙잡을 수도, 돌이킬 수도, 막을 수도 없습니다.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지나가니 야속합니다. 말도 없이 휙 저만치 갑니다. 뒷모습도 보이지 않은 채 사라집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더 빠른 것 같습니다. 세월의 무상함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코로나 19 신드롬 같습니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코로나 뉴스에 마음이 빼앗겨 세월을 도둑맞은 기분입니다.
되돌아보니 잊혀진 계절 속에서 살았습니다. 흰 눈이 소복이 쌓이는 정감 있는 겨울, 눈 앞에서 아른거리는 아지랑이의 봄, 태양이 뜨겁게 작열하는 해변의 여름도 무심코 흘려 보냈습니다. 거리에 나뒹구는 낙엽을 보는데도 가을이 실감나지 않습니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을 보아도 큰 감흥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무덤덤합니다. 형형색색으로 물들어가는 나뭇잎도 그냥 쳐다볼 뿐입니다. “이제 가을이 지나면 곧 추운 겨울이 오겠구나”라는 생각만 듭니다. 가을 바람에 한들거리는 코스모스가 쓸쓸해 보입니다. 가을에게 미안합니다.
예전에는 청명한 가을 하늘에 눈이 부셨고, 예쁘게 물들어가는 단풍에 가슴이 설레며, 낙엽 밟는 소리에 온몸이 전율하기도 했습니다. 벤치에 앉아 가을 시 한 줄 읊으며, 눈을 감고 가을 노래를 듣노라면 내 영혼이 향기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아름다운 가을을 주신 하나님께 기도하며 감사했습니다.
천고마비의 계절을 그냥 보내기가 너무 아깝습니다. 가을을 잊은 채 살아가는게 너무 싫습니다. 무조건 밖으로 나갔습니다. 다시 맑은 가을 하늘을 보니 눈믈이 납니다. 가을 햇살이 나를 반겨줍니다. 코로나 가을도 변함없는 행복한 가을입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전3:11)

200927 박헌승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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